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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반항… '중2병'이라 무시하면 우울증 키울 수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09 11:57:07 조회수 708

짜증·반항… '중2병'이라 무시하면 우울증 키울 수도

- 사춘기 정신건강
성적 저하·공격성 등 의심 증상… 사춘기로 방치하면 자살 위험도
훈육·충고 피하고 대화 나눠야


중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을 둔 엄마 이모(45)씨는 최근 자신과 아예 말을 섞지 않는 아들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한 번은 훈계를 들은 아들이 욕설을 내뱉어 이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학교에서는 '사람 눈을 쳐다보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지낸다'는 말을 들었다. 이씨는 자신의 아이가 '중2병'이 아닌가 고민이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속만 썩이고 있다.


사춘기 중학생 4명 중 1명은 우울증
청소년은 누구나 사춘기(思春期)를 겪는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사춘기를 큰 문제 없이 넘기지만, 100명 중 5~10명은 심각한 사춘기를 겪는다. 심각한 사춘기는 ▲가출·자해 시도 등 심한 이상 행동을 보일 때 ▲부모에게 심하게 대들어 가정이 와해될 정도로 서로 사이가 나쁠 때 ▲감정 기복이 심해 친구와 관계를 맺지 못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자신은 특별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해 어른들에게 반항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동들은 사춘기에 잘 나타나 '중2병'이란 신조어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심각한 사춘기 증상은 단순히 '중2병'이 아니라, 우울증일 수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는 "반항적인 태도·공격성 같은 심각한 사춘기 증상은 청소년 우울증 증상과 일치한다"며 "보통 여아는 12살, 남아는 14살부터 사춘기가 오는데, 이때는 우울증 발생률이 갑자기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서울 거주 중학생 45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4명 중 1명은 우울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성인 우울증 유병률이 6.6%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이다. 청소년 우울증은 '우울하다'고 호소하는 성인과 달리 짜증·공격성 증가, 반항 같은 행동으로 증상이 나타나 우울증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고려제일정신과의원 김진세 원장은 "조용한 아이가 갑자기 부모에게 심한 말을 하거나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등의 행동으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심각한 사춘기 아이들은 현재 우울증이 있거나, 나중에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 부모는 사춘기 자녀에게 충고·훈육을 피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픽=유두호 기자,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방치하면 자해·자살 위험도
심각한 사춘기를 겪는 아이가 당장 우울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우울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김붕년 교수는 "사춘기에는 2차 성징에 따라 성호르몬이 증가하고 충동 조절 능력을 다루는 전두엽이 발달하면서 신체가 급격하게 변화해 우울함을 곧잘 느낀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업 성취 고민·교우 관계 어려움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우울함이 증폭·지속되고, 결국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유숙 교수는 "성인의 우울증·조울증·조현병이 10대 후반에 조기 발현하기도 한다"며 "심각한 사춘기는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어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각한 사춘기 청소년이 병원에 가서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면 상담이나 인지행동치료를 해야 한다. 공격성이나 불안성이 두드러지면 항우울제 등 약물 치료까지 해야 한다. 심각한 사춘기 청소년을 방치한다면 자해·자살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기준 1위다.


아이 눈높이 맞춰 대화 시도해야
병원 치료 외에 부모의 노력도 중요하다.


충고나 훈육은 독(毒)=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이정화 대표는 "절대 충고나 훈육을 하지 말아라"고 말한다. 심각한 사춘기 증상과 우울증이 있는 청소년은 자신감이 없고,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이 상황에서 충고·훈육을 하면 자신을 더욱 부정적으로 느껴 증상이 심해진다. 논리적인 충고보다, '너가 힘들어서 이런 행동을 했나 보구나, 그런데 이런 행동을 하면 엄마도 마음이 아파'처럼 믿어주고 이해해주는 식의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자녀를 친구라고 생각하고 대화=친구를 처음 사귈 때처럼, 자녀의 눈높이에서 운동·미술 같은 취미를 꾸준히 함께 하거나, 대화 주제도 TV스타나 패션 등 친구 사이에서 흔하게 할만한 것들을 선택하는 게 좋다. 자녀가 부모를 친구처럼 여기면 '이런 건 부모님께 말하면 혼난다'란 생각보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으로 인식해 갈등 해결이 쉬워진다.


무조건 들어라=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면 말을 아끼고 경청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김진세 원장은 "아주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증상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조선닷컴 바로가기] 기사입력 2017-08-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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